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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노마드의 방랑일기
오펜하이머가 들려주는 원자 폭탄 이야기 [도서] 본문
지은이 : 송은영
1999년 제17회 한국 과학기술 도서상을 수상했고, 과학 전문 작가로 열정적으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저서로는 <<아인슈타인의 생각실험실 1,2>> <<프린키피아(서울대 선정 인문고전 50선 중 27번)>><<블랙홀 랑데부>><<위대한 과학자 시리즈(꾸꾸는 아인슈타인, 돌아온 갈릴레이, 못 말리는 뉴턴)>> <<중력이 뭐야, 힘과 속력이 뭐야, 일과 에너지가 뭐야>><<과학자가 들려주는 과학이야기 시리즈>>등이 있다.
오펜하이머를 꿈꾸는 청소년을 위한 '원자 폭탄' 이야기
오펜하이머를 꿈꾸는 청소년을 위한 '원자 폭탄' 이야기이다. 원자 폭탄 개발 계획은 처음부터 단독으로 생각해서 밀고 나간 사업이 아니었다. 수십만 명이 살고 있는 도시 전체를 한 방에 날려 버릴 수 있는 폭탄 제조가 가능하다는 말을 아무도 선뜻 믿으려 하지 않았다. 그래서 폭탄 제조 계획은 무관심과 냉대 속에서 출발할 수밖에 없었다. 미국은 원자 폭탄을 만들기 위해 그로브스 장군과 물리학자 오펜하이머를 책임자로 선정하여 뉴멕시코 주의 황량한 사막에 로스앨러모스 연구소를 설립하여 거대한 프로젝트에 뛰어들었다. 원자 폭탄의 주 물질인 우라늄과 플루토늄의 생산 공장을 테네시 주와 워싱턴주 핸퍼드에 지었고, 이것을 이용해서 두 개의 원자 폭탄을 제조했다. 이것을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투하했다. 그 결과 일본은 더는 저항하지 못하였다. 원자 폭탄의 역사는 20세기 과학의 큰 축을 이룬다.
제1차 세계 대전 후, 독일에서는 유대인 차별주의가 빠르게 퍼져 나갔다. 유대인은 길거리엣 뭇매를 맞았고, 유대인 가게는 문을 닫아야 했으며, 유대인 과학자는 학교와 연구소에서 쫓겨났다. 따라서 유대인인 아인슈타인 등 망명 높은 유대인 과학자들이 독일을 떠나 미국으로 이주했다. 그 결과 자연 과학의 중심지가 유럽에서 미국으로 빠르게 바뀌어 전 세계 과학계를 아우르는 중심지가 된 것이다.
1930년대의 물리학자들이 추구한 최전선은 핵물리학이었다. 핵물리학이란 원자 속에 들어 있는 핵을 연구하는 물리학의 한 분야이다. 원자 폭탄도 핵물리학을 연구하면서 가능하게 되었다. 아인슈타인과 함께 미국으로 건너 간 유대계 물리학자 대부분은 그 분야와 연결되어 있었다.
페르미의 망명
독일이 오스크리아를 합병한 이후, 전 유럽으로 어두운 그림자가 빠르게 퍼져 나갔다. 이탈리아도 그 우울한 그림자에 갇히게 되었다. 그 당시 이탈리아에는 페르미가 있었다. 1938년 9월 초, 이탈리아의 무솔리니가 히틀러의 뜻에 동조해서 반유대인을 통과시켰다. 유대인은 더 이상 이탈리아 인이 아닌 것이다. 페르미는 이탈리아 정통 가톨릭교도였고 그의 아내는 이탈리아의 해군 장교의 딸이었다. 그러나 그녀의 몸에는 유대인의 피가 흐르고 있었다. 따라서 반유대인 법으로 그녀는 이제 이탈리아 인이 아니게 된 것이다. 유대인 아이들은 공립학교에서 쫓겨났고, 유대인 교사는 해고되었으며, 유대인과학자들은 뿔뿔이 흩어졌다. 페르미는 조국을 떠날 생각으로 몇몇 미국의 대학에 편지를 보냈다. 세계적인 물리학자를 찾고 있던 미국의 대학으로서는 페르미와 같은 유능한 학자를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갈릴레이 이후 이탈리아가 배출한 최고의 물리학자가 보낸 서신에 대한 답장은 즉각 날아왔다. 페르미는 미국 동부의 컬럼비아 대학교 교수직을 암묵적으로 수락하고, 보어가 주최하는 모임에 참석하기 위해 덴마크 코펜하겐으로 떠났다. 그 후 노벨 물리학상 후보에 오르고 노벨상을 수상하기 위해 독일의 나치 정권과 이탈리아의 파시스트 정부를 피해 어떻게든 스웨덴의 스톡홀름으로 향하였다. 1936년은 헤스와 앤더슨, 1937년은 데이비슨과 톰슨으로 모두 두 사람이 공동 수상했지만, 1938년의 노벨상은 페르미의 단독 수상이었다.
한과 슈트라스만의 발견
1938년 9월, 프랑스의 이렌 퀴리가 우라늄 붕괴에 관한 연구를 발표했다. 이렌 퀴리는 퀴리 부인의 장녀이다. 우라늄을 중성자로 때리자 원자 번호 57번 원소가 나온 것이다. 한은 이렌 퀴리의 실험이 잘못됐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렌 퀴리의 확신하는 주장에 한은 슈트라스만에게 이렌퀴리의 실험을 신중히 검토를 부탁했고, 슈트라스만은 가능성이 있다는 쪽으로 의견을 내놓았다. 한과 슈트라스만은 밑져야 본전이라는 마음으로 확인 작업에 들어갔다. 슈트라스만과 교대로 실험을 진행했다. 60세를 바라보는 핵화학자 오토 한이 그동안 익혀온 모든 화학 기술을 총동원하여 우라늄의 비밀을 파헤치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 1938년 12월 17일, 한과 슈트라스만의 노력이 마침내 결실을 맺었다. 결과는 붕괴 물질의 질량이 우라늄의 절반 정도로, 원자 번호 56번인 바륨과 같았다.
한은 우라늄이 붕괴하여 바륨이 얻어진다는 발견을 마이트너에게 알렸고, 실험 결과에 대한 물리학적 해석을 내려 주길 바라며 우편을 보냈다. 마이트너는 한의 발견을 물리학자인 조카, 프리슈와 심도 있게 논의한 후 한의 발견이 옮음을 입증했다. 프리슈는 우라늄이 붕괴할 때 굉장한 에너지가 나올 것이라 생각하고 이 사실을 보어에게 즉각 알렸고, 이렇게 새로운 발견 소식은 많은 물리학자들에게 알려졌다.
미국과 독일의 상황
우라늄 원자핵의 연쇄 반응이 가능하다는 사실이 밝혀진 후, 아인슈타인은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왜냐하면 핵분열 연쇄 반응으로 파괴력이 큰 에너지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미국으로 건너온 유대계 물리학자들과 아인슈타인은 독일이 우라늄을 손에 넣을 경우에 군국주의에 대한 망령이 되살아날 것을 우려하여 독일의 핵실험을 늦출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게 되었다. 당시 우라늄 채광권을 벨기에가 갖고 있었다. 그래서 아인슈타인과 과학자들은 독일에 우라늄을 팔지 못하도록 벨기에 정부를 설득했다. 당시 독일의 상황은 과학자들을 원자 폭탄 개발 연구에 참여시키는 등 정부 차원에서 우라늄 연구를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있었다. 이 무렵까지만 해도 독일의 원자 폭탄 연구가 미국을 훨씬 앞서고 있었다. 하지만 미국에서도 곧 루스벨트 대통령의 허락 하에 원자폭탄을 만드는 계획을 시행하였다. 원자 폭탄을 소유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절대적인 군사적 우위를 갖는 것과 같았다.
원자 폭탄 개발
미국의 원자 폭탄 개발 계획에 시동을 걸기 시작할 즈음, 그 시동에 가속도를 붙여 주는 사건이 터졌다. 바로 진주만 사건이다. 진주만 주둔 해군들이 일본의 예상치 못한 공습을 당하여 미국은 큰 피해를 입게 되었다. 이 사건을 계기로 미국은 원자 폭탄 개발 계획을 빠르게 밀어붙이기 시작하여 마침내 1942년 5월에 원자 폭탄을 만드는 방법을 찾았다. 시간이 없는 미국은 원자 폭탄 제조할 방법 5가지 모두를 동시에 추진하였다. 미국은 원자 폭탄을 만들기 위해 그로브스 장군과 물리학자 오펜하이머를 책임자로 선정하여 뉴멕시코 주의 황량한 사막에 로스앨러모스 연구소를 설립하여 거대한 프로젝트에 뛰어들었다. 원자 폭탄의 주 물질인 우라늄과 플루토늄의 생산 공장을 테네시 주와 워싱턴주 핸퍼드에 지었고, 이것을 이용해서 두 개의 원자 폭탄을 제조했다.
미국이 원자 폭탄 개발 계획에 매진하고 있는 동안 영국은 가장 두려워한 것이 독일이 원자 폭탄을 갖게 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독일의 원자 폭탄 진행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었다. 그래서 영국은 독일의 우라늄 계획인 중수 공장을 건설하려고 배로 운반하던 노르웨이의 베모르크 공장의 설비들도 폭파시켰다. 중수는 중성자를 포함하고 있어서 보통의 물보다 무거운 물을 말한다. 중수 없는 우라늄 핵반응은 없다. 이 사건으로 독일은 원자 폭탄 개발에 차질이 생겼다.
원자 폭탄 투하 지역
미국은 1945년 4월 12일 루스벨트의 뒤를 이어 트루먼 대통령이 부임했다. 아직 전쟁 중이었고 트루먼 대통령은 원자 폭탄의 사용을 허가하였고 미국방성 회의실은 인류 역사상 가장 무서운 폭탄을 투하할 장소를 논의하였다. 여러 가지 우려 끝에 가능한 한 빨리 사전 경고 없이 일본에 원자 폭탄을 투하하기로 결정하였다. 투하지역은 일본의 히로시마와 나가사키 지역이었다. 8월 6일 원자 폭탄 꼬맹이(리틀 보이)를 히로시마에 투하하였다. 그리고 8월 11일 두 번째 원자 폭탄은 뚱보(펫맨)이라는 꼬맹이와 달리 플루토늄을 사용해서 만든 원자 폭탄을 나가사키에 투하하였다.
항복하지 않으면 다음은 도쿄에 원자 폭탄이 떨어질 것을 예고하였다. 그리하여 1945년 8월 15일 일본 천황은 후세를 위해 평화의 길을 열기로 결심하며 항복하였다. 따라서 일본은 울고, 미국은 환호하였다.
수소 폭탄 개발에 반대한 오펜하이머
제2차 세계 대전이 한창일 때에는 로스앨러모스의 연구소장으로서 미국의 원자 폭탄 개발 계획(맨해튼 프로젝트)에 주도적으로 참여하여 원자 폭탄을 탄생시켰다. 제2차 세계 대전이 끝나자 오펜하이머는 원자 폭탄의 아버지로 불리며 국가적 영웅이 되었다.
그러나 곧바로 시련이 닥쳤다. 미국 정부의 수소 폭탄 개발 계획에 오펜하이머가 반대한 것이다. 그러자 정치인들은 수소 폭탄 제조에 반대하는 것은 소련(러시아)의 첩자나 하는 일이라며 오펜하이머를 빨갱이로 몰아세웠다. 이것이 유명한 '오펜하이머 사건'이다.
그때 받은 정신적 충격이 컸던 때문이었는지 오펜하이머는 훗날 후두암에 걸렸고, 1963년 미국 정부는 엔리코페르미 상을 수여하여 그의 명예를 회복시켜 주었다.
느낀 점
과연 오펜하이머의 업적은 무엇인가 생각해 보게 되었다.
그러면서 정의란 무엇인가 책이 떠 올랐다.
적절한 예인지는 모르겠지만 문뜩 떠올라서 끄적여본다.
우리 자신이라면 어떤 선택을 했을 것인가.
우리가 오펜하이머처럼 핵폭탄을 만들 능력이 있다면..
많은 사람들을 살리기 위해 맨해튼 프로젝트에 참여했을까?
아니면 우리 가족과 우리나라를 위해 참여했을까?
그것도 아니면 어차피 누군가는 하게 될 일이라서 참여했을까?
어쨌든 맨해튼 프로젝트에 참여했을까?
아니면 말리고 결국 독일 일본에 당하였을까?
진짜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어떤 선택을 하든 힘든 선택이었을 것 같다.
그리하여 스스로의 힘든 선택의 결과로 수소 폭탄 제조는 반대한 것이 아닐까 싶다.
어렵다. 나도 더 이상 생각하면 머리가 아플 것 같다.
정답이 없는 인생.. 그냥 지금 여기에 충실하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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